백종원 대표 논란에 대한 생각

by Dongeun Paeng
May 15, 2025 · 만 35세

최근 백종원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필요 이상으로 달아올랐다.

남이사가 내 인생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이긴 한데, 몇 가지 생각이 들어서 나중에 돌아보고자 남겨본다.


1. 탐사 보도 시늉에 대한 생각

언론의 역할은 '가치 있는 주제에 대해 팩트를 많이 모아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한 언론이 선택할 수 있는 주제는 다양하다. 그런 점에서, 지금 언론이 조명해야 할 중차대한 주제들을 제쳐두고 백종원 대표에게 지나친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조회수' 말고 설명이 어렵다. 즉 중요한 주제여서가 아니라 자극적인 주제여서 백종원을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아무튼, 교묘하게 사람들의 분노를 자극해 백종원을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콘텐츠를 보자 혐오감이 살짝 일었다. 화살을 만드는 사람이 되지 말고 갑옷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고 했거늘, 왜 굳이 사람들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것을 업으로 삼았을까? 게다가 국익에 기여하는 내용도 아니고 단순히 '사람 하나 잡아서 족치는' 종류의 것, 즉 누구에게도 유익하지 않고, 오직 샤덴프로이데를 느끼는 사람들에게만 짧은 쾌락을 주는 것이면서. 내 딸이 그런 사람이 되지 않기를. 그리고 그런 사람의 콘텐츠에 속는 사람이 되지 않기를.


2. 이성보다 감성

사람들은 논란의 내부에 있는 팩트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알려고 하지도 않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더 중요한 사안이 많고, 자기 일이 바쁜 와중에 백종원 대표에게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는 건 맞다. 하지만 관심이 없는 만큼, 잘 모르는 영역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물론 내가 사업을 하기 때문에 상당한 편향을 갖고 있는 것일 테지만, 원산지 허위 표기를 비롯해 더본코리아와 백종원 대표에게 책임 있는 위법 행위들은 자세히 살펴보면 '사업 하다 보면 그랬을 수 있겠다' 싶은 것들이다. 몇 가지 분명한 문제는 엿보인다. 더본코리아 직원들의 미숙함 같은. 하지만 그 문제는 여느 회사에나 있는 문제이다. 특히 위법 행위의 신고 시점을 보면, 캐스 선스타인의 '페이머스'가 생각난다. 백종원 대표가 이슈가 되자, 그 이후에 여러 신고가 쏟아졌고, 그것들이 더 큰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3. 투자 관점에서

사람들의 沒이성은 주식 시장에 기회를 만들어낸다. 지금 백종원 대표를 둘러싼 논란은 더본코리아의 주식 가격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일 수 있다. 상황을 더 오래 지켜봐야 하긴 하지만. (게다가 생각보다 panic sell이 적고, 심지어 실적이 양호해 가격이 오르기까지 했다) 만약 사람들이 감정에 휩쓸려 주식을 처분해 더본코리아 주식의 가격이 눌린다면 몇 가지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과연 백종원이 미워서 사람들이 빽다방을 덜 가는가? 이번 냄비는 언제 식을 것인가? 가맹점 수는 줄어들 것인가, 늘어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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